만나고싶었습니다

신중호 동문님, 반갑습니다. 서울공대지 독자이신 동문들께 간단히 현재 동문님의 근황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저는 1990년 서울공대 자원공학과에서 박사학위 취득하고 1991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습니다. 지난 25년간 연구자로서 연구부서와 정책부서를 거쳐 2015년부터 부원장을 담당하다가 2016년 9월 원장으로 선임되었습니다. 원장에 취임하고 하루만에 북핵실험, 4일만에 한반도 초유의 경주지진이 발생하면서 그 여파로 지진관측을 담당하는 연구기관으로서 원장이 되자마자 매스컴에 여러 번 등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스컴을 통해 주위에 취임 인사를 한 셈이 되었습니다. 원장 취임후 현재까지 5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기관경영 혁신을 위한 조직개편과 연구사업을 재편하였습니다. 그리고 원장 3년 임기에 대한 기관경영성과계획을 수립중입니다. 정부출연연구원은 국가사회적으로 요구받는 임무가 많습니다. 지질자원연구원은 국토와 지구를 연구대상으로 하므로 특히나 사회와 국민에게 가까이 있습니다. 지질자원연구원의 고유 임무로서 국가사회적 현안해결과 미래기술혁신을 위한 기관경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979년에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진학하시고 자원공학 박사학위를 받으셨는데 당시 자원공학을 선택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1979년에 서울공대에 입학할 당시에는 공학계열로 입학했습니다. 그때까지는 1학년 교양과정은 관악캠퍼스에서 공부하고 2학년이 되면 공릉동으로 옮기게 되어 있었는데, 1979년에 공릉캠퍼스가 관악으로 완전 이전이 되어서 저는 쭉 관악캠퍼스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79학번을 관악 1기라고 얘기합니다. 당시는 1학년을 마치고 전공학과를 지원하는데 지금 대학입시 지원하듯이 1순위, 2순위, 3순위를 신청하면 1순위부터 차례로 1학년 학점순으로 배정이 되었습니다. 학과선택에는 본인의 관심분야도 있겠지만 1학년 성적이 크게 좌우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저는 여기에 더하여 약간의 우연적 기회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학년 말쯤 어느 날 대형 강의실 수업후 누군가 어떤 학과 소개를 했는데 그 때 유일하게 들은 것이 자원공학과였습니다. 그 기억으로 자원공학과를 1순위로 지원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평생 전공 직업 분야가 되었습니다. 당시에 ‘자원’이라는 명칭이 새롭고 유망해 보였기 때문인 것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대학 입학후 1년을 공부보다는 노는 것에 빠져서 1학년 학점이 소위 탑 클래스 학과에 지원할 만큼 높지 않은 것도 있긴 했습니다.

 

학창시절의 추억이 있으시면 한 두 가지 소개부탁드립니다.


대학 입학하여 박사학위 취득까지 10년을 관악캠퍼스에 다녔습니다. 긴 대학 1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학 1학년 때의 기숙사 생활을 통해 지금까지 이어지는 추억입니다. 1학년때 제가 있던 기숙사는 관악사 마동 104호인데 한 방에 4명이 사용하는 공간이었습니다. 룸메이트 4명이 너무나 다양했습니다. 경상도에 온 공대생인 저, 충청도에서 온 약대생, 서울출신의 체육과 배구선수 특기생, 일본에서 온 제일교포 경영대생 등이었는데, 출신뿐만 아니라 키도 30cm 차이가 나는 언밸런스한 집단이었습니다. 오히려 서로 다르다는 것이 부담이 없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1년간 4명이서 정말 잘 어울려 다녔습니다. 이 관계가 30여년이지난 지금도 서로 연락하고 만나고 있습니다. 기숙사 추억 외에 대학 10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억은 데모와 최루탄입니다. 1학년 10월에 대학생으로 첫 맞이하는 가을 축제에서 마지막 날은 소위 파트너를 동행한 파티를 하게 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하루 전 박정희 대통령 서거로 축제는 취소되고 기숙사에서 쫓겨난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 2~3학년의 학교수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2학년때인 1980년 5.17 비상계엄이 되기 며칠 전에 학교에서 대규모 데모가 있었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관악캠퍼스를 뚫고 나와서 전투경찰에게 쫓기면서 봉천동, 노량진, 여의도, 시청, 서울역까지 비를 맞으며 뛰고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에 학교 정문을 들어갈 때면 좌우로 도열한 전경들이 나의 때 묻은 운동화를 보고 가끔 서로 눈싸움을 한 기억도 납니다. 최근에 광화문 촛불집회가 계속되는데 이를 보면서 당시 생각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지금도 친구들과 그 때 얘기를 할 때면 인생의 암흑기였다고 농담삼아 얘기합니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지질자원연구원에 계시는데, 지질자원연구원을 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리고 현재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는지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대학을 다닐 때부터 저는 졸업후 대학이나 연구소로 취직을 하겠다고 방향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박사학위를 취득할 당시에 지방대학에 지원할 기회가 있었지만 되지 못했고,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채용하겠다고 연락이 왔지만 회사는 가지 않았습니다. 약 6개월의 기간을 기다려 현재의 연구소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1991년 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한 후 지금까지 25년을 근무해 왔습니다. 25년을 크게 구분해 보면 10년 단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입사후 첫 10년은 제 박사학위 전공 기술에 대한 연구 발전과 현장 응용 실용화에 열심히 노력하였습니다. 제 학위 전공 기술은 수압파쇄기술인데, 터널/지하공간 건설의 핵심설계요소기술이면서 최근 셰일가스개발분야의 핵심기술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입사 10년째인 2001년 연구원에 처음으로 정책연구실이 신설되었는데 실장 임무를 맡게 되었고 그때부터 약 10년간은 연구원의 R&D정책 업무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3년전부터는 연구본부장, 부원장을 거쳐 2016년 9월에 원장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제가 경험한 연구와 정책은 상호 시너지를 창출하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연구는 올바른 R&D기획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에서 원장이 되셨는데, 일반 직원으로서의 연구자와 CEO로서의 원장은 하는 생각이나 철학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사실 20여년간 연구자로 있으면서 기관 경영자에 대한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기억이 하나 떠오르네요. 10여년전 정책연구실장을 할 때 지역매스컴에서 인터뷰가 있었는데, 연구와 R&D정책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도된 기사에는 지질자원연구원의 작은 CEO라고 타이틀이 달려있어서 굉장히 당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경험인지 몰라도 그 이후로 사실 매스컴과의 인터뷰는 조심하고 잘 하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연구정책 경험과함께 최근 몇 년간 주요 보직을 맡아서 연구원 경영에 조금씩 참여하면서, 정부출연연구원의 임무나 지질자원연구원의 R&D발전을 위한 생각들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에 기회가 와서 원장에 지원하여 운 좋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원장에 지원하였을 때는 기관 발전에 대한 철학과 계획을 가지고 지원했습니다. 연구자와 원장의 가장 큰 차이는 보는 시야와 안목이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구자는 자기 연구분야에 대해 좁고 깊게 파고 듭니다. 자신이 하는 하나를 위해 최선의 노력과 경쟁을 합니다. 반면에 기관장은 미래 비전을 볼 수 있는 넓은 시각과 중장기적인 안목, 그리고 균형 감각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통찰력과 직관력이 중요합니다.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신속하게 선택하고 때로 균형있게 조정하는 역할을 잘 해야 하겠습니다.

 

학회 활동도 활발히 하셔서 현재 한국암반공학회 회장을 역임하셨고 현재 한국자원공학회부 회장과 국제적으로는 아시아지질자원위원회(CCOP) 운영위원장을 맡고 계신데 각 각의 맡고 계신 학회에서 하시는 일을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최근에 몇 개의 학회단체장을 동시에 맡게 되는 행운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 전공이 암석역학이라서 지금까지 30여년간 한국암반공학회 활동을 가장 활발히 해왔습니다. 2015~2016년간 회장을 하였습니다. 한국암반공학회는 지하자원개발 및 터널/지하공간 개발 분야의 국내 전문학회입니다. 약 60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있는 국제암반역학회에 한국 대표 National Group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학회장을 하는 동안 타 유관 학회들과의 연합학술대회 개최 등의 협력과 심지층 폐기물처분 등의 새로운 사업분야 창출에 노력을 하였습니다. 한국자원공학회 역시 30여년간 활동을 해왔고 2016년부터 부회장으로서 학술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한국자원공학회는 국내외 광물?에너지자원분야의 조사, 탐사, 개발, 활용 기술 및 정책을 다루는 국내 전문학회입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자원산업 뿐만 아니라 특히 해외자원개발분야는 몇몇 비효율적 사업투자 실패 여파로 크게 위축되어있고 정부 정책도 단기적인 방향 전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원분야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활동하는 학회에서 정책적/기술적 자원개발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하겠습니다. 아시아지질자원위원회는 CCOP라고 줄여서 말하는데, 아시아지역의 지구과학분야와 지질자원분야의 공동이슈 해결을 위한 국제 다자간 협력 기구입니다. 1966년 UN산하기구로 발족하였고 현재는 정부간 기구로 되어있습니다. 현재 아시아권 14개국이 회원국이고 아시아외의 전세계 14개국이 협력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원이 한국대표기관으로 되어있으며, 저는 현재 운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2018년에 저희 연구원 주관으로 한국에서 CCOP 총회 행사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로서는 동남아시아권의 지질자원분야 국제협력의 선도적 위상을 확보하는데 매우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환경변화와 관련해서 큰 이슈인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원에서 여러 가지 연구들을 진행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지구온난화 문제의 가장 큰 이슈는 이산화탄소 저감 문제입니다.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방법으로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격리 저장하는 기술과 재이용하는 기술입니다. CCS라고 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기술은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지하 심부 지질구조에 주입하여 격리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이산화탄소를 초임계상태로 저장하려면 최소한 약 80기압 및 섭씨 30도 조건이 되어야 하므로 지하 800m 이상의 심도가 되어야합니다. 그리고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다공질 암석층과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누출되지 않도록 저장층 위에 불투수층이 존재하는 지질구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지질구조에 해당되는 것이 지하 대수층 또는 석유가스전입니다. 저희 연구원에는 이산화탄소 지중저장연구단이 있습니다. 미래부, 산업부, 환경부 등의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중저장 관련 기반기술 개발, 육상 및 동해 영일만 지중저장 파일럿 실증사업. 동해가스전 주변해역 지중저장후보지 탐사 사업, 그리고 호주 오트웨이 지중저장 실증 국제공동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기존 석유가스개발과 연계하여 CCS를 실용적으로 이용하는 분야로서 원유회수증진 즉, CO2-EOR이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저류층에 주입하여 원유회수율을 높이면서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방법입니다. 저희 연구원에서는 산업부 국가연구사업을 통해 인도네시아 및 이란 등의 석유전을 대상으로 친환경 석유개발기술을 실증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CCUS라고 하여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서 재활용하는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2016년에 기후변화 대응 10대 국가전략프로젝트를 선정하였는데, 그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탄소 자원화 전략프로젝트입니다. 저희 연구원에서는 2016년에 탄소광물화사업단을 조직하여 탄소자원화 국가전략프로젝트내에서 탄소광물화사업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탄소광물화는 이산화탄소를 산업부산물, 발전폐기물, 폐지 등에 화학적으로 고용화시켜서 그린시멘트, 폐광산 탄산염 충전제, 친환경 고급용지 등을 제조하는 기술입니다. 2017년부터 국내현장실증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으며, 5년 후에는 아시아 및 아프리카 개도국에 기술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원분야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국내 또는 해외 자원개발과 관련해서 연구원에서 대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희 연구원은 국내외 광물?에너지자원의 조사, 탐사, 개발, 활용의 전주기적인 기술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ICT 기반 3D 지질모델링 광물자원 탐사.채광기술, 지능형 유가스전 평가 통합 솔루션 개발 등의 기술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국내자원 개발?활용의 대표적인 연구로 지질신소재 메디칼 점토광물 실용화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사업은 경주.포항지역에 부존하는 벤토나이트 등의 점토광물을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와 융합하여 화장품?의약품 개발로 실용화하는 것입니다. 2차산업으로 머물러있던 광업을 새로운 부가가치창출을 통해 첨단 6차산업으로 부흥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원은 탐해2호라는 탐사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대륙붕 석유가스 탐사 및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소위 불타는 얼음이라고 하는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 연구는 석유공사 및 가스공사가 함께 참여하여 사업단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10년전부터 시작하여 동해 울릉분지에 약 6.2억톤의 부존량을 탐사확인하였고 현재 실험실규모의 모의생산설비를 구축하여 모의생산기술실험 단계에 있습니다. 해외자원개발로는 정부의 국가간 자원협력위원회나 자원외교와 관련하여 개도국의 부존자원 기초 조사.탐사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란이나 UAE 등 산유국의 석유가스 탐사개발에 공기업과 함께 진출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남북한 관계가 정치적으로 경색되면서 직접적 교류는 어렵지만, 미래 통일을 대비하여 북한자원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사업은 2016년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융합연구단으로 선정되어 저희 연구원이 주관하고있습니다. 이러한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국가자원개발정책수립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을 매 5년 단위로 수립하여 추진하는데 저희 연구원이 이 기본계획 수립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해외 자원개발이 공기업중심에서 민간기업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과도기라고도 생각되는데, 원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우리나라 해외 자원개발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야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최근 자원개발분야는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 뿐만 아니라 신 기후체제의 온실가스 감축 이슈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석유 및 원료광물 생산국과 소비국간의 정치적 역학관계까지 맞물려서 세계자원시장은 예측불가능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자원시장의 불확실성을 현상적으로 그저 파악만 하고 있어서는 안되며 어떻게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행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첫째는 자원에 대한 전략적 인식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세계 자원시장의 불확실성 시대에서 자원수입국인 우리나라로서는 자원안보 개념을 중요하게 인식해야합니다. 2016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에너지소비량은 세계 8위지만 에너지안보는 세계 72위로서 하위권입니다. 자원안보는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자원수급성을 확보하는 것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정부 정책에서부터 이에 대한 개념이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기업의 몇몇 해외자원개발 투자사업의 실패 사례의 여파로 자원개발관련 기초연구 및 기술개발사업 부문까지 축소 또는 배제되는 것은 문제해결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우리와 경쟁관계에 있는 선진국들이 현재 상황에서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지금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기일수록 투자의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둘째는 정부 정책입니다.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정책은 그동안 공기업 중심의 양적 성장이었다가 2015년 수립된 제5차 해외자원개발기본계획부터 민간기업 중심의 질적 성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2016년에 자원개발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서 민간주도형 자원개발이라는 방향 전환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 의미는 민간주도와 정부지원의 상생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것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균형적인 자원개발 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 구축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정부의 중장기적이고 일관성있는 자원개발정책이 우선되어야 하고 민간 주도를 뒷받침하는 공적지원기구의 통합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셋째는 기술 개발입니다. 기술 혁신은 비용 저감과 생산성 향상과 환경/안전을 해결하는 핵심입니다. 이는 곧 시장경쟁력으로서 해외자원개발 투자의 실효성을 회복하는 기반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기술이 동반되지 않고는 세계 자원개발 경쟁 시장에서 이길 수가 없습니다. 더 나아가 자원보유국 현장맞춤형 기술/인력 솔루션 제공을 통하여 사업 성공률 향상과 투자기회 확대가 가능할 것입니다. 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아직 미미한 국내 자원개발기술서비스기업의 역량 강화도 뒤따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원개발 기술개발분야의 정부 투자가 확대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산-연-관 삼 박자의 협력 즉, 투자-기술-지원 분야간 협력체제로서 아직은 선진국에 비해 규모가 부족한 각 영역간의 연계를 통해 시스템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경주지진 발생 이후로 우리나라도 지진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이 지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말씀이 있으시면 전문가의 입장에서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부터 지진관측이 이루어졌는데, 지난해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지진은 계기 지진으로 가장 큰 규모입니다. 경주 지진 이후 국민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에 얼마나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느냐에 대한 걱정스러운 관심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지진 연구자간에도 의견들이 다양하지만, 우리나라 역사지진기록이나 한반도의 지구조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일본과 같이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경주 지진이 정서적으로 큰 충격을 준 것은 지금까지 지진안전지대라는 인식속에 지진에 대한 정보나 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당한 첫 체험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는 만큼 두렵지 않다는 말이 있습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있는 ‘일야구도하기’를 보면, 밤에 물을 건널 때는 귀로만 물소리가 들리고 눈에 보이지 않아 무서웠지만, 낮에 건널 때는 눈으로 물을 보니 물 소리도 크게 들리지 않고 무섭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글은 정확한 지진 정보의 공유가 우리의 감성에 매우 중요함을 생각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영화 ‘판도라’가 상영되어 지진과 원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하였는데, 한편으로는 정확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조건을 바탕으로 하였더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규모 6.1 지진에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하는 상황을 가정하였는데 비록 노후 원전이란 취약 요인을 설정하였지만 과학적 근거의 객관성과 정확성이 부족하면, 오히려 비전문적인 일반 국민들에게 작은 규모의 지진에도 큰 피해를 상상하는 막연한 불안감을 안겨주고 국가기반시설의 안전성에 불신감을 갖게 하는 여지도 있습니다. 지진을 예측하기는 불가능하지만 대비하면 충분히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큰 지진이 많지만 국민들이 우리처럼 혼란스럽거나 당황하지 않습니다. 지진정보의 신속 공유, 구조물의 적절한 내진설계, 사람들의 대피요령 훈련 숙지, 그리고 무엇보다 상호간의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지질자원분야는 전지구적인 접근이 필요한 분야라 학문간 융합이 더욱 필요한 분야인 것 같습니다. 융합적인 분야에서 활약하려면 우리 학생들이 학창시절에 어떤 역량을 더 길러야 할까요? 후배인 서울공대생에게 조언도 포함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융합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를 통한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전공분야 연구에 필요한 관련 기술들은 내가 모두 습득하지 않아도 협력과 공동 연구를 통해 융합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융합을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제가 연구원에서 많은 연구자들을 보는데, 융합을 하면 될 것이라는 얘기는 하지만 실제로 스스로 실행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논리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감성적으로 인정을 하는 마인드가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융합 마인드를 습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공학의 전공분야를 벗어나서 자연과학이나 특히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강의나 독서를 많이 할 것을 권장합니다. 공학이 한 우물을 파는 목표를 지향하는 학문이라면 인문학은 관점의 다양화와 근원적 목적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이러한 인문학적 관점의 습득은 향후 공학 연구자로서도 연구계획이나 기술기획을 하는데 반드시 활용됩니다. 제가 학부시절에 당시 자연대 화학과 김영식 교수님이 강의하신 과학사 과목을 재미있게 들었습니다. 그 분은 그 때 이미 화학 박사와 역사학 박사를 취득하셨습니다. 최근에 알았는데 2001년부터는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로 재직하셨다고 하여 더욱 놀랐습니다. 그리고 대학시절 기초역량 축적과 관련해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2016년 서울공대 교수님들이 집필한 ‘축적의 시간’ 책의 핵심 키워드인 ‘개념설계’입니다. 저 또한 디자인이란 단어를 좋아해서 연구기획을 할 때 기술디자인이나 생각 디자인이란 말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리고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그 저자가 외국 학생시절에 지도교수를 찾아가서 논문주제 얘기를 꺼냈더니 지도교수의 첫 말이 ‘What is your theory’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개념설계, 디자인, 본인의 이론 등은 공통적으로 주체적 핵심역량과 장기적 관점의 의미를 포함하는 용어입니다. 즉 대학시절 연구나 졸업후 진로나 인생 전체에 있어서 가져야 할 중요한 가치입니다.


연구원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의 입장에서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리더의 모델은 무엇신지요? 또, 연구원들에게 강조하는 것들은 어떤 부분인지요?


리더의 역할과 관련해 제가 되새기는 격언이 있습니다. 리더는 비전과 통찰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데 이러한 역량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노력과 준비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라는 격언을 좋아합니다. 충분한 준비를 통해 올바른 비전을 가지고, 실행할 때는 신속한 결단과 추진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강한 카리스마 이미지를 가진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렇겠지만 ‘스폰지형 리더’와 ‘따뜻한 카리스마‘를 좋아합니다. 가능하면 많은 의견을 들어주고 수용하면서, 리더로서 결정이 필요할 때는 부드럽지만 분명한 결단력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얘기한다면 ‘시너지스트’입니다. 몇 년간의 보직자와 원장을 하면서 조직의 운영에 대해 느끼게 된 것입니다. 개인이나 부서의 서로 다른 특성을 인정하면서 조화와 협동을 이끌어내어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리더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원들에게 강조하는 얘기는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조직의 성과를 만드는 것은 결국 연구원들이고, 이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융합함으로써 자발적인 내부 혁신을 이루고 조직차원의 대형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에 연구원 차원에서 가장 크게 염두해 두고 계획하고 구상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정부출연연구원으로서 기본적인 책무는 국가사회적 현안과 이슈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2017년부터 MAGIK 프로젝트를 새로이 시작하였습니다. MAGIK은 지질자원연구원의 영문 이니셜인 KIGAM을 거꾸로 한 것으로, 생각을 뒤집으면 매직(마술)이 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육상/해저 지진/단층 규명, 국내 전략광물 가용자원화, 메디컬 점토광물 실용화, 탄소광물화 실증화, 지하수생태 지질환경 보전 등과 같이 현안/이슈 해결형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경주 지진 발생으로 더욱 부각된 동남권 지진/단층 연구에투자를 집중하고 <안전국토 안심국민>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자율과 창의 기반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자율적인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부서 운영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부서자율제를 비롯하여, 주간 자율시간제, 월간 OK-Forum SHAKE 등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연구원들이 불필요한 연구행정업무를 줄이고 연구에 몰입하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장님께서 세상을 살아오면서 가지게 된 좌우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제 좌우명이라기보다는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가까이 두고 생각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하나는 앞서 말씀드린 <페스티나 랑테>입니다. 제가 순발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므로 미리 준비하고 대비해 두자는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긍정의 마인드>입니다. 살아가면서 느낀 것인데, 지나간 일의 결과에 너무 얽매여 있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록 부족한 지식이나 판단으로 불만족스러운 결과가 주어졌더라도 앞으로의 발전적 방향을 찾는데 시간을 투자하자는 긍정적 마인드로 살아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신중호 원장은 1961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1983년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서울대 자원공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1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입사하여 지하공간연구실장, 정책연구부장, 지구환경연구본부장, 부원장 등을 거쳐 2016년 9월부터 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한국암반공학회 회장, 한국자원공학회 부회장, 아시아지질자원위원회(CCOP) 운영위원장도 겸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내외 육상·해저 지질조사, 지하자원의 탐사·개발·활용, 지질재해 및 지구환경변화대응 연구개발 및 성과확산을 목적으로 1976년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박춘배2017/06/30
김태호2017/01/02